Category Archives: Kuss meines Lebens

그런 삶이 가능한 곳은 지상에는 없을 것이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처럼 삶은 별게 아니었다. 훌륭한 드립커피나 적절한 순간에 흘러나오는 펫 숍 보이스의 노래, 닥터 하우스의 귀여운 미소, 좋은 책의 한 구절 같은 것들이면 충분할 때가 많았다. 먹고살기 위해 키보드에 손을 올리기 힘들어질 때까지 아르바이트 원고를 쓰지 않아도 된다면, 그리고 가끔씩 손톱 밑에 가시처럼 박히는 외로움만 어쩔 수 있다면 참 좋겠지. 하지만 그런 삶이 가능한 곳은… Read More »

별이 참 잘 보인다.

별이 참 잘 보인다. 이렇게 예쁜 별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그 틈에 끼고 싶다. 별과 별 사이, 어둡고 깊은, 끝이 없는 공간 속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별. 숨어 있지 말고 나오렴.

매일이 아닌 오늘

블랙커피로 시작해서 수면제로 끝나는 매일,어제 없었던 날이자 내일 다시 만질 수 없는 날, 오늘.그래서 난 오늘을 매일의 하루가 아닌 오늘로 살고 싶다. 예리한 날이 손목을 아슬하게 스쳐도이 순간만 지나면 살 수 있다고, 그러니까 살아야 한다고스스로 몇 번이나 다독이며 견뎌왔던가. 벼랑 끝까지 밀려 떨어질 때에도,날개 없이 추락할 때에도,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나는 나. 예민하게 떨리던 몸도,한 알의 수면제에 나른해진다.내… Read More »

클로이

작년 요맘때 쯤 개봉한 영화인데, 이제야 보았어. 보통 볼 영화 고르는 데에 꽤 시간이 걸리는데, 이번에는 딱 이 영화가 눈에 띄었어. 내용을 엄청 복잡하게 꼬아 놓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밋밋한 것도 아니어서 힘들이지 않고 재밌게 볼만 해. 줄거리는 여기저기 퍼져 있으니 굳이 여기에 쓰지 않아도 되겠지. 원작은 '나탈리'라는 영화래. "마음은 열아홉인데, 거울을 보면, 당신을 유혹도 못하는 초라한 여자가… Read More »

따스한 냉기

끝을 알기 어려운 좁은 공간과좁은 공간 틈에 가득찬 빛과 그림자.따스하게 나를 감싸 안은 냉기와차갑고 부드럽던 너의 기억.바닥을 타고 귓가로 기어 오는 나의 숨소리.

거미줄

우산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우산을 받지 않으면 가벼운 빗방울이 얼굴을 덮을 정도로 조심스레 비가 내린다. 무표정한 사람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난 무표정한 길을 따라 더운 바람을 들이켰다. 그날의 그 바람처럼 축축한 공기가 사방에 뻗어 있어 밤길의 인공 조명들을 한데 묶는다. 아직 다 벗어지지 않은, 실은 하나도 벗어지지 않은, 끈적한 거미줄. 내가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바닥에 끌리고 온갖 물건들에… Read More »

하얀색 원피스

하얀색 원피스를 입었다. 예쁜 레이스로 꾸며져 있었고 다리가 다 보일 만큼 짧았다. 그런데 속옷도 입지 않고 레깅스를 입었다. 하얀색 원피스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색 레깅스라니. 뱃속에 아이가 있다.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한다. 그런데 누구의 아이인지 모른다. 난 결혼도 하지 않았다. 파아란 하늘과 넘실대는 바다. 방파제 끝에 서서 하늘과 바다를 바라본다. 하늘과 바다가 딱 붙었다. 물이 넘쳐서 온 세상을 적신다.… Read More »

당신이 머무는 곳

다시 생각해보니 이곳은 다른 누군가를 위한 곳이 아니었다. 이곳은 단지 당신과 내가 이야기하는 곳이었다. 우리가 주인공이고 다른 사람들은 관객이 되는 공간. 당신을 꺼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야. 언젠가부터 당신을 꺼내는 것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어. 당신이 나와서 내 앞에 나타나면 나는 사라지기도 하고 그냥 있기도 하지. 사실 그 순간에는 내가 사라지는 것이 나아. 같은… Read More »

시간, 기도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아무리 강한 것이라도 시간 앞에 무너지지 않는 것은 없다. 그래서 시간은 험악하고 못되기도 하지만, 도저히 풀 수 없는 것을 느긋하게 풀어주는 아량도 가지고 있다. 기다리자. 이 모든 아픔이 끝날 때까지. 시간은 내 편이다고 생각하고 기다리자. 설령 시간이 내 편이 아닐 지라도, 시간은 나와 상관 없이 모든 것을 흘려 보내니까. ** * ** 주여 주께서… Read More »

별, 추억, 생각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정신이 없고 몸과 마음의 상태는 끈적거렸다. 새벽부터 게우기를 여러 차례, 맥이 빠진 채로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했다. 토요일 하루 종일 거의 먹지 못하고 누워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하루 누워 앓는 것 쯤이야, 몸이 좀 아픈 것 쯤이야 괜찮다. 이제 정말 여름이구나, 비가 내리는 걸 보니. ** * ** 지독하게도 아름답게 별이 반짝이던 여름날…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