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FC 집합론의 Skolem 역리

By | Januar 12, 2018

집합론을 공리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집합론 공리 체계는 여러 가지가 있다. ZFC가 그 대표적인 공리 체계이다. 수학자는 이러한 공리 체계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 택하여 정착할 수 있다. 하지만 집합론의 공리 체계 중 하나에 정착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집합론을 건설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ZFC 공리계에서는 연속체 가설을 풀 수 없다. 설령 ZFC 공리계에 연속체 가설을 또 다른 공리로서 추가한다 하더라도 Gödel의 불완전성 정리에 의하여 여전히 풀 수 없는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ZFC 집합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하고 놀라운 성질로서 다음과 같은 정리가 있다.

Skolem 역리.

ZFC는 가산 모델을 가진다.

증명. ZFC 집합론의 공리는 일계논리의 언어이고, 일계논리의 언어는 가산이므로 Löwenheim-Skolem 정리에 의하여 ZFC 집합론은 가산 모델을 가진다.

Cantor의 정리에 의하면 \(S\)가 집합일 때 \(\lvert S \rvert < \lvert \mathcal{P} S \rvert \)이다. 즉 ZFC 집합론에는 비가산집합이 존재한다. ZFC 집합론에서는 비가산집합을 다루므로, 가산 모델에서 어떻게 비가산집합을 다룬다는 점으로부터 역리가 나타난다.

ZFC 집합론의 모델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세심하게 들여다 보면 이 역리는 모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ZFC 집합론의 모델은 ZFC 공리계가 모두 유효하게 하는 하나의 이항관계를 가진 집합이다. 모델의 원소는 모델의 원소일 뿐 그 자체가 집합인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모델의 원소의 개수가 가산인지 아니면 비가산인지의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ZFC 집합론의 모델에서, 주어진 원소 \(x\)에 대하여 \(y\in x\)인 모든 원소 \(y\)들의 모임을 \(x\)와 동일시할 수 있다. 집합에 관하여 가지고 있는 직관적인 관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모델을 점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고 원소관계 \(y\in x\)를 \(y\)가 시점이고 \(x\)가 종점인 화살표라고 생각하자. 그러면 \(x\)는 종점이 \(x\)에 있는 모든 화살표의 시점 \(y\)들의 집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모델이 가산이면 이 집합 또한 가산이다.

하지만 Cantor의 정리에서 보는 바와 같이 \(x\)가 비가산인 경우가 존재한다. 이것은 집합론의 가산 모델에서는 \(x\)와 모든 자연수의 집합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함수는 순서쌍들의 집합이고 각 순서쌍은 집합이다. \(x\neq y\)일 때 순서쌍 \((x,\,y)\)의 집합 구조를 다음 그림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모델에서 함수란 그림의 위쪽 끝에 있는 점들을 시점으로 하는 화살표의 종점이 되는 점들의 모임이다. (물론 이 조건은 함수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충분조건은 아니다.) Cantor의 정리는 모델에 특정한 두 원소가 존재하여, 이들 두 점이 화살표의 종점이 되면서, 어떠한 함수도 두 점을 연결할 수 없음을 뜻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 Skolem 역리는 모순이 아니다.

Skolem은 1922년에 Löwenheim-Skolem 정리로부터 이 역리를 발견했는데, 이때는 Gödel의 불완전성 정리가 발표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Skolem 역리는 그당시 일계논리를 연구하던 수학자들(사실은 논리적으로 수학을 정립하려던 거의 모든 수학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Russell의 역리를 해결하기 위하여 집합론의 체계를 공리적으로 확립하고자 했었던 것처럼 그당시의 수학자들은 Skolem 역리를 피하기 위하여 또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위기를 느꼈을 것이다.

공리적 집합론에서 우리가 '집합'이라고 말할 때에는 사실 '상상할 수 있는 임의의 집합'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에서 다루는 임의의 집합'을 나타낸다. 따라서 ZFC 집합론의 가산 모델에서 비가산집합을 다룰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ZFC 집합론의 가산 모델은 오히려 집합론을 연구하는 도구로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Cohen은 강제하기(forcing)의 방법을 사용하여 연속체 가설의 독립성을 증명할 때 집합론의 가산 모델을 사용하였다. 또한 1947년 Leon Henkin에 의하여 개선된 Gödel의 완전성 정리의 증명은 무모순인 일계논리 이론의 가산 모델을 구성하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Skolem 역리는 일계논리언어의 고유한 성질로 볼 수도 있다. 즉 집합론을 이계논리언어(language of second-order logic)로 다루면 Skolem 역리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계논리는 일계논리보다 더 다양한 개념들에 대하여 논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계논리는 일계논리와 달리 완전한 증명 체계를 갖지 못하며, 긴밀성 정리나 Löwenheim-Skolem 정리와 같은 유용한 성질들이 성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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